일기 37

ㅇㅇ불과 하나님

나는 종교에 문외한 이지만 엊그제 모르는 사람들을 함부로 집으로 들이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해버렸다.확실히 예전에 비해 조심성이 떨어지고 겁이 없어졌다. 벨이울렸고 중년여성의 목소리가 지난번 방문했던 통장님?이라 생각하고 인터폰확인이 귀찮은 구조라 그냥 문을 열어버렸다..갑자기 "저희 ㅇㅇ불에서 왔는데요… 어머니쪽에서 공덕을 닦으신 조상이 계시네요.."내가 뭐라고 할틈도 없이 순간 많은 말을 하셨다.. 그 조상분이 그들을 이리로 이끌었고 나는 선택받았다고 했다..또한 나에게 맏딸이냐기에 막내라고 했더니 막내인데 맏딸 노릇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말에 나는 급관심을 보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그랬더니 뒤에 조용히 계시던 검은정장을 입으신 중년여성분께서 이러지 말고 들어가서 물한잔 달라고 하시는 거..

일기 2025.04.05

찬물 끼얹는 소리 (ft. 엄마)

엄마를 생각하면 내 모습이 보일때가 있다.. 엄마도 내 모습에 자신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나를 못 마땅해 하시는것 같다.. 우리는 서로가 못 마땅 하다..잘 지내는 경우를 제외하곤 ‘원래 엄마랑 딸은 그래.’ 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왜 이리도 남보다 더 서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아프게 하려 드는걸까.. 마치 각성이라도 하라는듯 제일 아픈말로 상처를 주곤한다..불과 2주전만 해도 엄마는 나에게 전화해 "나는 죽어야 쓸랑갑다.. " 하며 운을 띄었다. 저 말을 이제 너무 많이 들어서 나는 순간 아무대꾸 안했지만 그래도 들을때마다 적응이 안되고 가슴이 철렁내려 앉는다..또 무슨 일 일까..병원의사가 의례 하는말에 세상이 무너질듯 좌절해서는 그감정 그대로를 실어 나에게 얘기 하신다.. 나는 감정을 빼고 아..

일기 2025.04.01

봄철 렌즈 (초고도 근시)

고2 봄부터 나는 렌즈를 끼기 시작했다.. 워낙 시력이 안좋고(-11) 안경을 쓰면 코부터 머리 통증, 일단 영심이의 안경태? 되기 때문에 쓰지 않고 다녔다..덕분에 나는 학창시절내내 칠판을 보지 않고? 학교를 다녔고 온통 내 머릿속은 현실과 맞지않는 나만의 세상에서 망상을 할수 있었다.. 온통 흐릿한 세상에 있던내가 드디어 처음으로 선명한 세상과 마주했을땐 (그때 내 상황이 좋지 않았으므로) 거북스럽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민망해 피하기도 했었다.. (괜한오해).... 처음엔 그냥 렌즈를 끼는것 보다 안끼는것이 더 편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유독 내 자신이 다른 친구들과 달랐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결국 시력이 나쁘다는게 한몫 할거라는 어떤 억울함에 나는 결국..

일기 2025.03.24

엽렵한 식히

재작년 말부터 작년 여름까지 산책메이트로 함께하던 동생이 있었다.. 그동생은 화끈하고 재미있는 성격을 가졌고 누구보다 자신의 강지를 사랑할줄 아는 사람이었다.. 프리로 일했던 그녀는 남는 시간을 자신의 강지와 함께 산책하는데 거의 모든시간을 썼다.. 시간이 많았던 나도? 울 강지와 그녀, 그녀의 강지 이렇게 자주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재작년 엄마의 첫 어깨수술이 있었다.. 나는 보호자로 이틀간 병원에 있었어야 했으므로 그녀에게 나의 강지를 맡겼다..그녀라면 내 강지를 안심하고 맡길수 있을것 같았다. 물론 그녀는 받지 않겠다 했지만 나는 소소하게 내 마음을 '쩐' 으로 표현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강지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었다.. 엄마의 수술걱정이 먼저 되었지만 수술이 끝나고 어느정도 한숨..

일기 2025.03.23

요즘 또 정신이 흩어진다.. (지름신)

꽃샘추위 오기전 쿠팡에서 5만원에 산 롱 패딩을 마지막으로 세탁할 심산으로 빨아서 말려 옷장에 보관 해 놨다..그리고 이틀 정도 지나니 갑자기 겨울추위처럼춥더니 다음날 눈바람이 매섭게 날렸다..아직 세탁해 놓지 않은 다소 얇은 코트에 맨투맨,조끼 이것저것 다 껴 입고 산책하러 나갔다가 추워서 되지는줄 알았다..그래서 쿠팡서 득템한 포근한 패딩이 그리웠다…하지만 패딩을 꺼내지 않았다.. 조그만 더 참으면 추위가 물러갈것 같아서다.지난번 좀 따뜻할때 다른이들은 밝아 보이는 봄옷을 입고 가볍게 다녔다.. 패딩을 입었어도 계절에 맞게 짧거나 얇거나 했지만 한겨울의 롱패디을 입은 사람은 오직 나 혼자였다..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버티다가 진짜 따뜻해지면 그때서야 얇은 겉옷으로 바꿔입을 생각이었다.. 왜냐면 이..

일기 2025.03.20

어느 어르신과의 대화

라때만 해도 5월 한낮 반팔 입은 사람을 신기하게 쳐다봤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벌써 한낮에 반팔입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 신기하기는 커녕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어린아이들은 지금의 날씨에 적응되어 가겠지만 지병이 있으신 어르신들은 길어진 여름이 더욱더 힘드실 것이다.. 벌써부터 한여름의 산책을 걱정하며 공원에 다다랐다.. 전에 늘 가던 축구장은 이제 이곳의 게이트볼장 으로 바뀌었다... 강지들은 인조잔디를 매우 좋아한다.. 이제 몇번뵈었던 강지 어머니와 간단히 인사하고 강지들은 놀다 지쳤을때쯤 내가 앉은 벤치 옆 벤치에 성별을 모르겠는 어느 노인분 께서 신문지를 깔고 힘없이 앉으셨다.. 요즘에 보기 힘들게 깡 마르셨고 숏컷트에 백발, 마스크를 하고 계셨던 어르신은 일부러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일기 2025.03.14

뉴 신경정신과의원, 엄마퇴원

다행히 이사온집에서 도보로 거의 7분거리에 병원이 있었다.. 3/2일 까지 약이 다 떨어져서 3일에는 가야했는데 임시공휴일 병원이 쉬지 않아 마침맞게 갈수있었다.. 전에 다니던 병원에서 먹고있었던 약 처방전을 들고 갔다..나는 06년부터 거의 열손가락 안에 꼽히도록 거의 전국의 신경정신과의원을 다녀봤지만 모든시스템은 거의 비슷하다.. 앞글 '내가 신경정신과에서 자세히 면담을 안하는 이유' 에도 썼지만 의사 한명이 수많은 사람들을 진료하려면 자세한 상담은 당연히 할수 없고 현재의 내 감정상태나 약 한달정도의 기분정도를 살피어 그에 맞게 약을 처방해 주신다.. 나는 초창기에 병원은 그냥 약을 받으러 가는곳이구나 라고 결론짓고 내게 특별한 변화가 없는한 나는 내 상태를 길게 말하거나 어떤 상담을 하려 하진 않..

일기 2025.03.05

봄비엔 자기연민.

조금 통증이 나아지신 엄마에게 어제 전화가 왔다.. "4일 xx (강지)델꼬 오지말고 와서 엄마 퇴원 시켜랴...." ??그럼 집에서 안자고 가도 괜찮단 말인가..긴급돌봄서비스도 괜찮다고 거부하셨는데 진짜 괜찮은가...?엄마에게 안자고 가도 괜찮냐고 물어보려다 자기말만 하고 끊는 엄마의 전화습관덕에 더 물어보지 못했다.. 오늘 아침일찍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연락하면 와서 퇴원시켜라.." 어제보다 더 나아진 목소리에 "엄마 나 안자고 가도 괜찮아?" 하고 물어보았다.. 엄마는 조금 망설이다가 특정 단어에 힘을 주시며 말했다.."개에 미쳐갖고 있는데 개 두고 오면 어떻게 자고 갈래~ 한 며칠 있었으면 좋겠고만 개에 미쳐갖고..." (이하생략)아침부터 참 고막의 마음이 아파왔다.. 엄마는 자신과 가..

일기 2025.03.01

긴급돌봄서비스, 개아들 사건사고

첫번째. 긴급돌봄서비스를 알게 되다.. 엊그제(수욜)오전 일찍 엄마의 왼쪽어깨에 인공힘줄을 덧대는 수술이 있었다..23년도 12월 오른쪽 어깨 인공힘줄 수술, 24년 10월 왼쪽 힘줄을 잇는 수술을 하셨는데 왼쪽 힘줄이 재파열 되면서 아예 인공힘줄을 덧대어 수술을 하시게 됐다.. 엄마는 이제껏 보험하나 들어놓지 않아서 전액다 현금으로 수술비와 입원비 그외 재활치료비를 감당하셨다.. 병원 자체에서는 일주일 정도의 입원만 가능하고 해서  실비를 들어놓으신 다른환자 분들은 타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으시는 반면에 엄마는 보험료가 나오지 않으니 입원을 안하시고 곧장 집으로 가신다고 한다.. 나는 지난번 두번의 수술후 과정을 지켜보았고 수술후 엄마가 걱정되어 며칠 같이 생활 했지만 그럴때 마다 엄마는 나를 못마..

일기 2025.02.28

실은 매우 우울하다.

이 곳에 이런 글들을 쓰고 싶진 않으나 쓰고나면 왠지 조금더 일찍 이 무거운 무기력에서 벗어날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낱낱이는 아녀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뱉는 방법)솔직히 이사를 와서 이렇게 까지 우울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여전히 집안일도 미루지 않고 하고 제일 중요한 강지 산책도 하고 밥도 먹고 잠도 자고(수면제는 더 늘어서..?)있지만 깨어있는 시간동안은 그저 멍 하기만 하다..  나에게 강지랑 지낼 안전한 안식처만 구해진다면 나는 열심히 살것에 대한 상상을 했었고 하루 빨리 그런날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막상 이곳이 내 안식처가 되고보니 나는 좋지도 않고 열심히 살고 있지도 않다.. 왜 이런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생각하고 이시간이 길수록 의미없어 빨리 지나기를 바란다..  원래 너무 오래되고 ..

일기 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