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요즘 또 정신이 흩어진다.. (지름신)

ㄱ~ㅎ 2025. 3. 20. 22:33

꽃샘추위 오기전 쿠팡에서 5만원에 산 롱 패딩을 마지막으로 세탁할 심산으로 빨아서 말려 옷장에 보관 해 놨다..
그리고 이틀 정도 지나니 갑자기 겨울추위처럼
춥더니 다음날 눈바람이 매섭게 날렸다..

아직 세탁해 놓지 않은 다소 얇은 코트에 맨투맨,조끼 이것저것 다 껴 입고 산책하러 나갔다가 추워서 되지는줄 알았다..
그래서 쿠팡서 득템한 포근한 패딩이 그리웠다…

하지만 패딩을 꺼내지 않았다.. 조그만 더 참으면 추위가 물러갈것 같아서다.

지난번 좀 따뜻할때 다른이들은 밝아 보이는 봄옷을 입고 가볍게 다녔다.. 패딩을 입었어도 계절에 맞게 짧거나 얇거나 했지만 한겨울의 롱패디을 입은 사람은 오직 나 혼자였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버티다가  진짜 따뜻해지면 그때서야 얇은 겉옷으로 바꿔입을 생각이었다..

왜냐면 이즈음 입을만한 겉옷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한참 옷을 정리할때 버린것같다..
이제 더 이상 옷을 사지 않으리라고 다짐 했던나는 급작스런 날씨 변화에 옷을 좀 사야하지 않나라는 충동이 갑자기 일었다..  

그나마 옷에대한 충동은 덜한데 이사와서 나는 지금 뭔가를 야금야금 사들이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난 더이상 물건을 두지 않겠다라는 나의 어떤 신념같은것이 조금씩 흔들리는것 같음을 직감하고는 다시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사실 사는것도 그닥 없는데도..)

 그래서 부쩍 더 정신을 차리어 나는 다시 물건 정리에 들어갔다.. 그런데 또 정리할 물건은 없다..
 
이 이상한 현상은 이사를 앞두면 명확히 드러난다.. 짐은 없는데 어디서 나온다....
 
그래도 짐은 늘리는것 보다는 정리할때 더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나는 지름신의 정점을 찍었다.. 딱히 안샀어도 되는 주방 파티션을 모던하우스에서 배송비 없이 1만7천원에 판매를 하는것 이다.. 나는 안그래도 요즘 파티션에 꽂혀있다.. 
 
파티션은 작은 공간박스같은 느낌에 가운데가 강화유리로 된 조금 매력있는 녀석이었다.. 크기도 작다.. 색은 흰색이다..
그런데 지금 나의 집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안그래도 투박했던 집이 더 투박해 보였다.. 
 
순간적으로 반품보다는 리폼을 하고 싶었다.. 오륙년전에 사뒀던 짙은 진갈색우드시트지?가 마침 있었다..
그땐 이 시트지색이 유행이었지...
 
한참 시트지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아마 30대 초반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오륙년전쯤 그 시트지를 사뒀다가 붙일곳도 없고, 잘붙일 자신이 없어 버리긴 아까워 그대로 두었었다..
 
그리고 마흔초반이 된 나는 십년전의 나로 돌아가 감히 그 시트지 작업을 할 무모한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해서 그런걸까? 베란다창에 붙일 선팅지를 사니 헤라? 같은걸 주셨는데 그걸로 하니 매끈하니 잘 붙여지는 것이었다.. 큭 재밌네...
 
온갖 심혈을 기울였지만 언젠가 부터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멈출수 없어 계속했고 힘들어서 굳이 안붙여도 될것 같은 틈새에는 붙이지 않고 마무리 했다..
 
하고나니 흰색이었을때 보다는 더 괜찮았지만 굳이......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었다.. 
그냥 툭 하고 세워두는 것이기에 안그래도 좁은 조리대가 더 좁게 느껴졌다... 겨울이라면 괜찮겠지만 이제 날이 풀리니 
답답하게만 보였다... 

🥕에 내놓을 수도 없다…
 
결국 나는 내가 쓸대없는 짓을 한것이라는 생각에 그만 조금 좌절하고 말았다.. 

 
어디에 둘지를 생각하는 통에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어이없는 하루를 보냈다...
 
결국 어디에든 쓰이겠지라는 마음이 만들어낸 쓸모없는 허상같은것 이다..

글과 상관없는 어제의 사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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