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말부터 작년 여름까지 산책메이트로 함께하던 동생이 있었다.. 그동생은 화끈하고 재미있는 성격을 가졌고 누구보다 자신의 강지를 사랑할줄 아는 사람이었다..
프리로 일했던 그녀는 남는 시간을 자신의 강지와 함께 산책하는데 거의 모든시간을 썼다.. 시간이 많았던 나도? 울 강지와 그녀, 그녀의 강지 이렇게 자주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재작년 엄마의 첫 어깨수술이 있었다.. 나는 보호자로 이틀간 병원에 있었어야 했으므로 그녀에게 나의 강지를 맡겼다..
그녀라면 내 강지를 안심하고 맡길수 있을것 같았다.
물론 그녀는 받지 않겠다 했지만 나는 소소하게 내 마음을 '쩐' 으로 표현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강지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었다.. 엄마의 수술걱정이 먼저 되었지만 수술이 끝나고 어느정도 한숨돌릴수 있게 되자 강지가 몹시 보고 싶어졌다..
동생도 잘있는 강지 사진과 동영상들을 틈틈이 보내 주었고 나는 너무 잘 노는 강지가 너무 다행이고 이뻤다..
근데 한가지가 궁금해졌다.. 유툽에서 보면 주인과 떨어져있는 강아지는 주인을 몹시 그리워해 어쩔때는 기운이 없고 주인만 찾는 다는데 나는 내 강지가 날 찾지는 않는지 궁금해 졌다..
"나 안찾아요?"
"네.. 언니 안찾는데요.... 완전 신났는데요..."
그래 그럴수 있었다.. 하지만 밤이되면 날 찾지 않을까 해서 또 물어봤다.. 이번에는 집에있는 홈캠을 캡쳐해 보내주었다.. 지집인거 마냥 발라당 누워 자고 있었다.. 특히 자기보다 1.5살 많은 누나인 동생의 강지 옆에 완전 밀착하여 자고 있었다..
그 외에도 강지는 자다가 일어나 누나강지와 우다다다 뛰면서 자다 놀다 자다 놀다 밤새 그러고 있었다..
다음날도 동생은 나와있을때보다 더 산책잘하는 동영상을 나에게 보냈다... 계속 나를 찾지않고 나의 존재는 아예 잊어버린듯 했다... 동생은 약간 멋쩍은듯 이렇게 말했다..
" 언니... xx(강지) 내 새끼마냥 잘 있는데요... "
"........"

내가 지를 애지중지 했던 시간들이 스쳐가며 완전 서운해 졌다.. 아니 서운정도가 아니라 뭔가 잘못 되어가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뭐지...?
어찌됐든 병원에서 나와 강지를 델러가는 시간이 왔다.... '그래도 날 보면 미친듯이 반길꺼야...' 라며 작디작은 희망을 품었다..
반기긴 했다…. 차를 타는데 강지는 자꾸 뒤를 돌아 보았다..
이틀간 함께한 이모(동생)와 누나강지를 찾고 있었다.. 원래 이모와 누나강지랑 사는데 내가 지를 데려가는 꼴이 되었다...
…
나는 진짜 서운한 마음이 커 집으로 와 진짜 내 강지에게 거의 이틀간 삐져있었다.. 배신감에 강지에게 사랑스런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강지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나는 며칠동안 '주인을 찾지 않는 강아지' 등을 검색하며 생각이 많아졌었다....
그 이후로도 우리의 산책은 계속 되었다... 내 강지가 전보다 이모와 누나강지를 더 따르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에게 내적으로 문제가 생겼다... 나는 그동생의 화끈한 성격이 언젠가 부터 조금 무서워 졌다..(갠적으로..)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난 그동생을 의지했다... 특히 거의 모든 결정은 동생이 했다... 나보다 뭐든 더 잘 알았고 나도 그것을 믿었다.. 그리고 그것이 편했다..
그런데 나의 마음을 강지도 알았을까...? 동생을 믿고 따르는 나를 보며 내강지 또한 동생을 먼저 따르고 우리 ‘무리의 리더’로 생각하는것 같았다..
내강지에게 서열은.... '동생> 누나강지> 저(내 강지)> 나..' 이다...
동생도 직접적인 언급은 안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듯 보였다... 하지만 난 더이상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냥 놓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누가 리더면 어떠랴... 그저 오늘산책이 즐거웠으면 그걸로 된거지...
어떤 이유들과 이사로 우리 넷은 더이상 같이 만나 산책을 할수 없었다...
나는 혹시나 강지가 걱정되었지만 이모와 누나강지와는 원래 함께 사는것이 아니구나를 진즉부터 알고 있던거는 같다.
이사를 오고 나는 새로운 산책코스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 가보다 근처 괜찮은 근린공원을 주 산책코스로 정했다.. 그곳도 산책하는 강지들이 많았다..
그중 한 이모가 공을 좋아하는 우리강지에게 솔방울도 던져주며 놀아주고 간식도 두세번 주었다...
그랬더니 ‘이늠으 식히’는 이제 공원에 오면 그 이모부터 찾았고 이모를 찾으면 냅다 달려가 꼬리를 알랑알랑 흔들며 그 이모를 이산가족 만난거 마냥 반겼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한편 나의 강지와 잘 놀아주는 강지 어머니에게 고맙기도 했다.
내 강지는 강지 어머니가 가는곳은 어디든 충성을 하며 따라다녔다..
항상 내 주변에만 있던 이 시키는 이제 나에게 조금더 떨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걸 알아버린것 같다..
이것은 문제가 될것같아 걱정이 되어 어찌해야 할지 고민중에 있다..
내 강지는 간식주는 이모들에게 기가막히게 충성을 다한다... 그리고 나는 늘 지 곁에 있다라는 사실도 잘 아는것 같다...
한때 동생은 강지가 나를 친구로 생각하는것 같다며 걱정 했지만, 나는 강지의 서열법을 딱히 정리할 생각이 없다...
아니 힘들겠다…
(내부에서는 괜찮지만 외부에서 서열이 바로 안잡히면 문제가 될수 있으므로..)
나는 그냥 니가 편한대로 하여라... 이다…
그래서 대우를 못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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