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뉴 신경정신과의원, 엄마퇴원

ㄱ~ㅎ 2025. 3. 5. 20:49

다행히 이사온집에서 도보로 거의 7분거리에 병원이 있었다.. 3/2일 까지 약이 다 떨어져서 3일에는 가야했는데 임시공휴일 병원이 쉬지 않아 마침맞게 갈수있었다.. 전에 다니던 병원에서 먹고있었던 약 처방전을 들고 갔다..
나는 06년부터 거의 열손가락 안에 꼽히도록 거의 전국의 신경정신과의원을 다녀봤지만 모든시스템은 거의 비슷하다.. 앞글 '내가 신경정신과에서 자세히 면담을 안하는 이유' 에도 썼지만 의사 한명이 수많은 사람들을 진료하려면 자세한 상담은 당연히 할수 없고 현재의 내 감정상태나 약 한달정도의 기분정도를 살피어 그에 맞게 약을 처방해 주신다.. 나는 초창기에 병원은 그냥 약을 받으러 가는곳이구나 라고 결론짓고 내게 특별한 변화가 없는한 나는 내 상태를 길게 말하거나 어떤 상담을 하려 하진 않았다.. 
 
나는 최근 6개월동안에 나에겐 특별하게 변화의 시기였으므로 많이 불안했고 우울했다.. 그러므로 약의 갯수가 좀더 늘어났는데 그래서 그런걸까 의사는 내 약 처방전을 보더니 자꾸 고개를 갸유뚱 했다.. 이렇게나 심각하다고? 라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 병원에는 초진이라고 해서 현재의 내 상태를 테블릿이나 종이로 간단히 검사를 했다.. 그런 검사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검사지(그만큼 단순) 이지만 나는 전혀 그럴필요가 없으므로 단순하게 체크해나갔다..
 
그 결과지를 토대로 다시 의사쌤과 대면 했는데 그 병원은 내가 가본곳 중에서도 제일 독특했다.. 보통 신경정신과는 일반병원과 달리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인테리어에 신경쓰는 편이다.. 낮은의자.. 모빌.. 공기의 질과 온도, 은은한 향등에 신경쓰는등 꽤 괜찮은곳들도 많은데 이번병원은 마치 북카페에 온듯한 느낌을 받았고 특히 진료실 내부에 의사쌤과의 대면에서 다른 병원은그냥 마주보고 앉아 진료를 하는 반면 이 병원은 조금 멀찌감치 떨어져 의자가 아닌 쇼파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 어떻게 보면 다소 재미있는 느낌이었다.. 사실 약 처방 받는데 이런것들은 별로 중요치 않다.. (재미보다는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면 충분하다는 뜻)
 
지금껏 적지않은 쌤들을 만났지만 보통은 초진 아니면그냥 말그대로 약만 주는곳이 있고 이곳처럼 너무 한 약만 오래 먹었기에 다른약으로 바꿔보자고 하시는 쌤들도 계신다.. 쌤은 약을 주는대로 그냥 먹는 사람들도 난무하니 약을 한번 바꿔보자 하기에 그말에 동의하고 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많은 얘기를 주고받는것이 아니라 역시나 바쁘기에 의사쌤 혼자 분주히 말하시고 판단하신다.. 나는 잠만잘수 있다면 정신과약이 다 거기에서 거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과거 약을 조금씩 조절도 해봤고 새로운 약도 먹어봤기 때문이다.. 
 
아침약은 위장약을 빼면 완전히 달라졌고 저녁약은 환인클로나가 하나빠지고 작은빨강색약과 필요시 졸피뎀을 처방받았다.. 그 빨간색약이 아니면 전에 먹던 약이랑 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먼저 빨간색약과 환인과 나머지약을 먹어보고 잠이 안오면 졸피뎀을 추가로 먹으라고 했다.. 아침약은 캡슐약은 완전히 빠지고 조금 더 센 약이 처방되었는데 졸릴수 있다고 했다.. 일단 일주일 먹어보고 일주일후 다시 병원을 가기로 했다.. 이것은 초창기에 내가 진료 받았던 방법이다..
 
그날밤 나는 일단 빨간약과 기존에 먹던약이 섞인 약봉지를 먹었다.. 더 먹어봐야 알겠지만 나는 그 약이 대충 무엇인지 알것 같았다.. 졸피뎀처럼 불안을 잠재우진 못했고 머리가 핑 돌았으며 갑자기 팔 다리에 힘이 좀 빠졌다.. 다음날 엄마의 퇴원이 있어 불안이 가시지 않던나는 잠이 오지 않아 졸피뎀을 먹고 잠이 들었다.. 깨는 시간은 똑같이 서너시간 후다.. 그 외엔 특별히 달라지진 않았다..
 
아침약은 캡슐이 있었지만 나는 새로 지어온 약이 불안에 더 효과적이라는 말에 먹고 엄마의 병원으로 향했다.. 약때문인지 나는 조금 힘이 빠지면서 졸렸다.. 내가 가끔 아플때에 나타나는 증상 같았다.(눈에 열감이 나면서 졸리는것..) 
엄마가 퇴원하면 일이 많아지므로 캡슐을 먹을껄 하면서 약간 후회했다..
 
역시 더 먹어봐야 알겠지만 나는 담주에 다시 병원에 가면 왠만하면 아침약은 캡슐로 달라고 할것이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오전 강지를 두고 엄마와 함께 병원에 나와 버스를 탔다.. 짐이 의외로 많았고 우산도 들어야 했으므로 차라리 강지를 집에 두고 온게 낫다고 생각했다.. 대신 엄마집에서 잠은 못자고 온다.. 엄마는 보살핌 도움을 받지 않으신다고 하셨고 나는 더이상 엄마를 설득시키지 않았다..
 
엄마는 퇴원전날 저녁 내게 전화해 짠무가 있으면 밥을 먹을수 있을것 같다 해서 나는 급한대로 쿠팡에서 무쳐지지않은 짠무를 엄마집으로 주문했다.(로켓프레시) 그냥 먹기엔 좀 그래서 세척을 좀 하고 고추가루, 깨소금, 참기름, 다진마늘, 매실액을 넣고 조금 무쳐봤는데 역시 엄마테 저런 맛없는걸 돈주고 샀냐고 엄청 얻어 들었다.. 
엄마의 집에서 최대한 빨리 집안일과 당분간의 먹을 반찬등을 하고 나머지 짠무를 가방에 담아서 집으로 돌아왔다...ㅜㅜ
 
나는 바로 강지 산책을 하고 오면서 짜파게티 컵라면과 청하 한병을 샀다.. 엄마의 수술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아무일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딸기와 컵라면, 그리고 청하를 렌지에 데워 마셨다.. 그리고 짠무를 짜파게티에 넣어 비벼 먹었더니 짜파게티의 양념에 묻혀 엄청 맛있는 맛이 되었다.. 양념과 손맛의 문제였을까..?

 
끄읕....
 

모든 부정은 마치 뇌의 장난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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