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나는 어릴때부터 입면(잠자기 바로 직전의 반의식 상태) 하는데 오래 걸리는 (최소 두세시간)수면패턴을 갖고 있었다.
기억나는 것은 유치원때 까지는 그런것을 느끼지 못했다가 초등학교 저학년때쯤 잠자리에 들때 머릿속으로 행복한 상상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면 내가 공주가 되는것,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 나를 좋아하게 되는것.. )
상상하는 즐거움에 눈감았던 기억이 있다.. 상상하는것은 나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아마 초2~ 3부터 였던것 같다.. 나는 그런 상상이 너무 행복했다.. 상상하다 보면 어느새 잠들어 버린다.. 그러더니 내가 커가면서 정신적으로 불안해 지면서 어느새 그것은 학교생활에 대한 걱정과 걱정거리를 줄여줄 해결책을 만드는 망상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어릴때 잠자는 것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아주 심하게 긴장될때(다음날 어디를 간다.)나 여름에 한번씩 못자는 일은 있었다.. 일년에 고작 하루, 이틀 정도다.. 잠에 한번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깨지 않고 잔다.. 그리고 꿈은 안꾸는 날 없이 매일 꿨다..
엄마가 잠을 못잔다는 얘기를 어릴때부터 듣고 자랐다... 나는 그게 뭔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엄마는 공장에서 철야하는 일도 많았다.. 그리고 엄마는 집에서 쉬실때면 무조건 누워만 계셨다..
우리가 전남으로 오고나서의 일이었다... 엄마와 항상 같이 자는데 어느날은 내가 새벽에 잠이 깼는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을 안자고 혼자서 한탄을 하고 계셨다.. 어느날 또 깼다... 내가 자는줄 아시고는 또 쯧쯧 거리면서 혼자 중얼거리신다.. 어릴땐 몰랐지만 반복적으로 그런일을 겪다보니 엄마가 잠을 아예 안자는(못자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엄마의 몫일뿐 내가 해줄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고딩때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심장이 밤마다 쿵쿵대는게 느껴졌다..
나는 건강이 심상치 않은것 같아 줄넘기를 하고 잤다.. 그럼 더 나았다.. 몸이 굉장히 건강했는데 고등학교때부터 점점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신경씀으로 인해 신경이 점점 쇠약해지는 증상의 초기 였던것 같다.. 자주 체했고 밤마다 오른쪽 다리가 무감각 해졌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잘잤다...
자립이 뭔지도 모른채 독립하였기에 이전에는 생각할수 없는 어마무시한 걱정이 앞섰다.. 하나부터 백까지 내가 혼자 다 알아서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밤에 자기전에도 나를 계속 생각하고 걱정하게 했다.. 두려움은 온뇌를 지배했다.. 그런 극심과 두려움과 걱정이 오래지속되기 시작하니 언제 부터인가 잠에 들지 못했다. 처음에 며칠은 잠이 들다가 깨기를 반복했다..
엄마와 같이 지낼때는 걱정을 해도 어느샌가 잠이 들었는데 이제는 아예 잠이 안들어 밤을 꼴딱 세운다.. 거기에 나는 내가 혼자 자는것에 대해 매우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그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심했다..어둠속에 눈을 감고 있기만 해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어릴때 극심한 가위눌림이 트라우마가 된것도 있지 않나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티비를 켜놓고 있었다.. 그런데 티비를 켜놓으면 조명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통에 오히려 더 예민해졌다... 생각해놓은게 밝기의 격차가 거의 없는 홈쇼핑을 틀어놨다.. 좀 나았지만 난 이미 한달동안을 밤이고 낮이고 잠을 못잤다..
정확히 21살(04년) 10월 부터 였다…
거의 한달째 잠을 못잤을 때엔 갑자기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 '엉엉'울었다... 매우 고통스러웠다.. 나는 그래도 자려고 노력하면 될줄 알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나는 아예 잠드는 뇌의 회로가 끊어져 버린 후였다….이젠 어떻게 해도 잠을 잘수 없었다..
아마 초기 불면증일때 내가 걱정하는 모든일들이 다 해결되고 보호받을수 있었던라면 만성불면증 까지 되지
않았을 테지만 당연히 그런일들은 없다.. 만약 모든것들이 해결되더라도 내 생각과 망상은 끝이 없을것이다.
잠을 단한시간도 깊게 잘수 없다는것은 불치병 중에 불치병이고 정신적으로 고통중에 고통이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만취상태의 술을 마신거 마냥 헤롱헤롱 거렸다.. 그래서 나는 돈을 벌어야 했음에도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수 없었다..
약국에서 신경안정제를 사서 먹었다.. 하지만 신경안정제도 잠을 자게 해주진 않았다.. 단 몇시간 생각을 느리게 하게 할뿐이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는 것은 내의지와 상관없이 이제 자연스럽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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