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산책하러 강지와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강지와 늘 걷는산책이 하고 싶었는데 여기선 아직 앉아 쉴때가 없으니 실컷 걷기만 한다. 나만 좀 괜찮은 산책인것 같았다... 봄이면 더 나아질거야~ 하며 너무 비관적이지 않으려 한다.. 내게 하루일과중 가장중요한것은 강지와의 산책이다.. 이곳에 적응 되려면 아마 한해가 가야 하지 않나싶다.. 이사전 강지가 2갤부터 다니던 집앞큰공원은 엄청난 행운이었다..
오늘 오피월세집 부동산중개사님테 연락이 왔다... 특수청소비15만원과 훼손비15만원으로 하고 청소는 오늘 들어간다고 했다.. 훼손은 테이블위 사인펜 자국과 이사올때 떼고오지않은 블라인드에 대한것이다.. 한줄의 작은 사인펜 자국은 잘 안지워졌고 블라인드는 일부러 떼지 않고 왔다.. 내 생각이야 어쨌든 블라인드를 나는 거기에 버리고 간셈이 된것이다.. 그럴생각은 아니었다.. 그곳은 블라인드건 커튼이건 가릴것이 꼭 필요한곳 이다...
그리고 청소결과 깨끗이 잘 사용했다고 전해 들었다... 그런데 이 기분은 무엇인가... 깨끗이 사용했음에도 3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것에 대해 왈가불가할 생각은 없지만... ㅠㅠ
낼모레면 이제 그집과도 안녕이다..
이사한지도 2주째다.. 이사를 자주 다니다 보니 내게 안락한 보금자리는 30대 중반을 넘어서 부턴 매우 중요한 것이 되었다.. 점점 일자리 찾기가 어렵고 힘들다 보니 월세비용을 줄이고 싶었다.. 집에 있는 날이 많아지면서 나는 깨끗하고 쾌적한 집에 살고 싶었다..
고등학교 졸업후 마트에서 한달정도 알바를 했고 그이후 나는 1년을 엄마와 함께 집에만 있었다.. 엄마는 일을 가셨고 나혼자 온전히 집에만 있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나고 나는 더큰 도시로 나가고자 했을때 막막했다.. 그때 이미 친언니와 대학을 다녔던 친구가 같이 지내자고 했는지 아니면 내가 먼저 물어봤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자매가 전세로 사는 35평 신축아파트에서 월 10만원을 주고 같이 살았다..
호수공원이 바로 앞에 있는 방3, 욕실2, 넓은거실, 붙박이장이 다 설치된 그 집에 감탄했다.. 붙박이장이 특히 좋아보였다..
그리고 모두 아직은 처음 독립을 한것이기에 청소를 꼼꼼히 거의 하지 않았다.. 먼지가 수북한데도 그렇게 더러워 보이지 않았다..그때 든 생각은 새집은 청소를 안해도 깨끗하게 보이고 오래된 집은 아무리 청소해도 더럽구나 라는것 이었다..
하지만 난 거기서 그리 잘 지내지 못한것 같다.. 일단 눈치가 보였다.. 언니도 있으니 사용하는 모든것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
한 3 ~4개월을 지내곤 그 아파트에서 나와 진짜 독립을 했다..
암것도 모르던 나는 어느 친구가 알아봐준 보증금 없는 월세 10만원짜리 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 동네를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한마디로 오래되고 낡은 폐지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은 그런 동네였다.. 선택지가 없던 나는 좋던 좋지않던 살아야 했다..
나의 진짜 첫 독립이다.. 21살(2004년 8월31일) 이사했다.. 진짜 전기줄이 벽을타고 내려와 있고 벽이 울퉁불퉁한 그곳에서 나는 무려 7년을 살았다... (다행히 변기는 있었음.) 나는 사실 진짜 독립을 했을때 그집 그곳에서 모든것들을 처음 새로 경험했다.. 극심한 불면이 시작 되었고 알바도 하고 신경정신과를 처음 다니게 됐으며 첫취직을 했고 일을하게 되면서 처음 세탁기를 사보았다..
이불과 이불패드, 베게, 행거하나 3단서랍장하나 작은 텔레비전 그게 전부였다.. 아침이면 매일 나보다 조금더 윗집에 사시는 한 할머니께서 울퉁불퉁한 언덕을 내려오시며 구르마 끄는 소리와 진동이 어느덧 정겹게 느껴지는 시간들 이었다..
그리고 나는 사실 그 집에서 살때가 내인생 제일 행복했었다.. 젊었고 자유로웠고 뭐든 내마음대로 하고싶은대로 하며 살았다.. 추우면 보일러도 따뜻할때까지 켰고 퇴근하고 들어갈때면 그렇게 아늑하고 편안할수 없었다..
물론 바선생도 있었고 지렁이도 한번 본적 있지만 살다보니 괜찮아 졌다..
오래살았는데 어느날 엄마가 시골에서 아프셔서 병원때문에 나사는 곳까지 한번 오셨다.. 그리고 내가 사는것을 보더니 크게 낙심하셔서 가셨다.. 몇년후 엄마는 그근처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하셨고 그렇게 나는 매우 정든 그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재작년쯤 엄마집에 이틀정도 머물게 된때가 있었는데 나는 문득 그 집이 가보고 싶었다.. 강지를 키우기 전이라 혼자 천변을 따라 쭉 갔는데 그새 많은것들이 달라져 헛갈려 결국 그집을 찾진 못했다..
하지만 지도에 아직 있는것을 보면 없어지진 않았을것 같았다.. 쭉 같은지역에 살면서 그집 한번 가보기가 왤케 마음먹어지지 않는지... 발에 동창(동상직전)이 있었던 나는 그집에서 살며 그 증상이 사라져 갔었다..
대신 다른것들을 얻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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