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병원에 다녀오고 다이소에서 오랜만에 강지 장난감을 하나 샀다..
"지난달보다 더 괜찮아졌어요.. 잠도 더 길게 자요.. 다음 달에 오면 병원 옮기게 될 건데 서류와 근로능력평가서 떼어주세요..." 선생님께 말했다.. 일 하나를 마쳤다는 생각에 잠시 홀가분 했다.
집에 와 점심을 먹고 강지와 산책을 나갔다.. 어제는 종일 비가 오더니 오늘은 눈발이 조금씩 날리는구나..
강지최애 축구장 두 곳을 다들르고 나니 두 시간이 순삭이다..
이늠(강지) 은 절대 지치지 않는다... 만득이공을 한번 입에 물면 자식 지키는 것처럼 절대 안 놓는 강지는 그대로 공을 문채 집으로 간다... ㅎㅎ 저녁을 어제처럼 그냥 붕어싸만코 하나 먹을까 하다가 집 가는 길에 붕어빵을 팔길래 10개 사 왔다..
미니붕어빵인데 5개 2천 원이다.. 슈크림반, 팥반...
나는 붕어빵을 잘 안 사 먹는다.. 어릴 때는 맛있더니 지금은 별로 땡기지가 않는다.
따뜻할때 먹어볼려고 한입먹었는데 슈크림이었다... 근데 별로 맛이 없었다... 크기도 예전 붕어빵 3/1 크기다..
곧 집에 들어와 이것저것 하다가 마저 먹어 보았다.. 이번엔 팥이 었다…. 더 맛 없었다..
심지어 팥이 다 익지도 않아 딱딱하게 씹혔다... 하.. 슈크림으로 다 달라고 할걸...
이렇게 맛없는 붕어빵은 처음 이다..그러다 문득 떠오른 기억이 있다..
내가 경기도에서 유치원 들어가기 전부터 살았던집 (두번째집- 독채전세)에서 바로 옆에 다른 집하나가 더 있었다..
나란히 두가구가 살았다.. 어느날 그 집에 아빠와 나보다 더 어린 남자아이 한명이 들어와 살았다...
그 아이와도 장난치며 잘 지냈었는데 그 아빠가 그때 붕어빵 장사를 하셨었다..
팔지 못하고 남은 붕어빵을 우리집에 주셔서 질리도록 먹었는데 그때 먹어본 그 붕어빵 맛을 잊지 못한다...
너무 먹을거 없이 가난하던 시절 그 차갑게 식은 붕어빵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리고 그 아빠와 아들은 잘 계시는지...
우리보다 늦게 이사와서 어느날 홀연히 먼저 다른곳으로 이사 가셨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맛있는 붕어빵을 먹어본적이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붕어빵을 사니 그때 그 기억이 나는구나... 그리고 참 가엾었구나…
작년 가을(몇개월전) 강지들 산책하기 좋은계절 공원에 강지 어머니들과 있는데 한 강아지가 새로운 친구가 옆에 오면 으르렁 거린다... 작고 예쁜 말티즈인데 하찮게 으르렁 거린다..
근데 이 어머니(언니)는 지나치게 그 으렁거림에 민감하게 반응하셨다... 놀라 소리 치시며 뛰어가 제지 하신다..
한번은 아악 하며 손을 떠시며 뛰어가시다가 약간 경사진 곳에서 낙엽에 미끄러지셔 엉덩방아를 찧으셨다...
나는 일어나실줄 알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대로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계시는거다..
나는 얼른 가서 괜찮으시냐고 일으켜 드렸다... 아오 아오 내가 저눔의 시키 때메 몬살아...
하시는데 내가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다 같이 웃었다...
한달뒤쯤 우리들은 또 만나게 됐다.... 그런데 그 말티즈는 또 새로운 친구가 오면 하찮게 이빨을 드러냈다...
같이 의자에 앉아 있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어어 하며 벌떡일어 나시더니 그대로 붕 떠서 낙엽위에 등으로 떨어지셨다..
"아오 난 누가 나를 뒤에서 잡아끄는줄 알았어..."
어깨에 차고있던 하네스 고리가 나무사이에 걸려 그만 그대로 달려가시다가 붕뜨셔서 떨어지신 거다..
엉덩방아와는 차원이 다르다... 놀라서 달려가 일으켜 드렸는데 내 눈치를 살피시는 거다... 그리고 이번에는 먼저 멋쩍은 웃음을 보이셨다... 순식간에 그곳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으르렁대던 말티즈는 으르렁을 멈추고 넘어진 엄마에게로 와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봤다..
지금은 괜찮아도 내일되면 모르니 집에 가셔서 약 바르셔라... 하곤 같이 걸어오는 내내 우리는 계속 그 얘기를 하며 배꼽 빠지게 웃었다... "올해 제일 크게 웃어보네요..."
"웃을 일도 없는데 이렇게 라도 웃으면 좋지 뭐~" 어머니가 말하셨다...
그리고 그렇게 하시는대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으셨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허당미 있으신 그 모습이 한동안 내 웃음버튼이었다... 어머니는 얼마뒤에 다음날에 일어났더니 허리가 뻐근하긴 하더라... 하셨다... 아무 문제없으셔서 다행인 거죠....
요즘은 날이 추워져 많이 뵙진 못하고 이젠 이사를 가니 더더욱 보기 힘들 것 같다... 가기 전에 간다고는 얘기해야 하는데..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이…. 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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