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자발적인 등산로길 산책, 이틀만에 밑창 떨어진 새 운동화

ㄱ~ㅎ 2025. 4. 9. 21:29

지난 1월 설연휴 눈이 많이 내린 뒤에
나는 엄마집에 다녀갔다가 지도에서 공원을 찾아 그 근처에서 내렸다..

이사한지 며칠밖에 되지않아 새로운 산책로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글 네발산책 에 썼듯이 그 산책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집으로 급히 가려다 난
엉겹결에 산을 탔는데 가파른데다 눈이 많이와서 자꾸 미끌렸다..
 
난 어쩔수 없이 보는 사람이 없어 양손, 양발로 짐승마냥 네발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네발산책이다..)
 
그후 며칠을 부대꼈지만 산정상에서 사람들이 산책하는것이 내내 부러웠던 나는 언젠가 그 산을 꼭 뿌시리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약 2주전부터 나는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강지와 그 산을 오르고 있다..
 
그일이 있고나서 처음 제대로 오른 그 산은 역시나 가팔라 오르는데 애를 먹었지만 막상오르고 나니 그때 집에 가기에 바빠  그냥

지나쳤던 예쁜 길들이 한눈에 들어와 엄청난 뿌듯함을 느꼈더랬다..
 
당연히 날씨가 한몫했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공기도 더 좋게 느껴졌다..   
나는 힘들어 잠시 의자에 앉아 쉬어가고 싶었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멍때려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두살배기 강지는 가만히 있지를 못했고 거의 1분 안되는 멍때림을 하고 계속 앞으로 갔다.. 
 
산 중간, 중간 오르막길이 나올때마다 내적으로 좀 욕했었는데 이제 좀 익숙해 지고 나니 오히려 밋밋한 평지보다는 더 재미있었다..
 
평소 움직이는것을 안좋아하고 산을 단한번도 제대로 올라보지 못한 나로써는

강지와 함께 산책을 하며 산책의 재미를 알게 됐고 자연에 관심이 갔으며 이제는 산행이라니... 
 
나 스스로도 놀랍고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다 가보진 않았고 중간에 멈춰 그대로 내려오니 또 신기하게 아는동네로 길이 이어졌다..

 
더운여름이 오기전에 자주 가야지 생각하고는 나는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등산화 를 하나 구매하려고 했다..

이것저것 가성비 따져 모양상관없이 기능만 갖춘 운동화를 쿠팡에서 3만원 정도에 구매했다..

다음날 받았는데 투박해도 너무 투박했다.. 그래도 나는 얼른 신고 산에 가고싶었다..

당일은 바로 산이 아닌 공원으로  향했다..  신발은 생각보다 편했고 가벼웠다.. 
 
'그럼 된거지..'
 
하며 다음날 나는 드디어 그 신발을 신고 두번째 산행을 했다.. 처음때 보다 더 힘이 나고 몸이 가벼웠다.. 

잘 올라가고 첫날보다 더 앞으로 가보았다..

구름다리를 지나니 작은 편백나무들이 숲을이루고 있는 쉼터가 나왔다.. 
 
쉬며 걸으며 강지는 첫날보다 더 적응을 해 엄청 신나했다..

그리고 이제 산을 내려오려는데 어디서 '쓰윽짝, 쓰윽짝' 하는소리와 함께 발밑이 조금 가벼워지고 뭔가 달랑달랑 하는게 느껴졌다..
 
설마...
하면서 봤는데 글쎄 오른쪽 운동화 밑창이 절반이상 뜯어져 있는것이다....

신은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다행히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어서 마음을 쓸었지만 요즘세상에 나오는 신발도 밑창이 떨어지는군...

아주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줬다.

이틀만에 삼만원 날렸구나 생각했는데 거의 다 내려와서 강력본드가 생각이 났다..
 
본드로 붙여볼까... 그래도 떨어지면 어쩔수 없지..
최대한 사람이 잘 안다니는 길로 신발을 끌며 편의점에 다다랐고 나는 얼른 본드를 집어들었다..
 
집에 와서 대충 이것저것 하고 운동화 밑창에 본드를 붙여봤는데 세상에 너무 잘 붙는 것이다..
 
본드 무엇 ?? 본드기술력 진짜 짱!!!👍
 
나는 지금까지도 그 신발을 잘신고 다니지만 며칠뒤 왼쪽밑창이 또 뜯어졌고, 불안감에 본드를 들고 다닐 생각을 했다..

본드 없었음 어쩔뻔.... ㅜ.ㅜ
 
다행히 아직까지는 짱짱하게 잘 붙어 있긴한데...
불안불안 하다....
 
p.s 왜 오를 때마다 힘이들까... 그래도 여덟, 아홉번은 오른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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