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우연한 나의 순발력 체크

ㄱ~ㅎ 2024. 12. 4. 20:55

날도 좀 꾸물하고 추워서 블라인드를 다 내렸더니 저녁같은 오전겸 오후 느낌이다. 최근 바꾼매트리스 위에서 (싱글100 에서 이케아슈퍼싱글120센티) 강지와 함께 작은 노트북테이블을 올려놓고 블로그를 보니 따뜻하니 꽤 갠즘한 느낌이다.
20센티의 힘이 대단하다고 매일 느낀다. 꽤 넓다.
 
이사때문이기도 했고 모든것이 다 필요없다고 생각한후로 쇼파포함 집에있는 물건들을 중고거래하거나 버릴때 반드시 다시 구매해야 겠다고 생각한게 바로 넓은 침대다. 강지와 함께 제일 오래 있는곳이 바로 침대다. 
나혼자면 싱글도 충분하지만 강지와 거의 1년 6개월 생활하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눈치싸움을 하며 강지에게 내 잘곳의 대부분을 양보하고 나는 벽에 붙어잔다.
 
아주 애기때부터 함께 잤는데 어느날은 일어났는데 안보인다.  내가 혹시 뭉갰나 해서 이름을 부르며 애타게 찾고 있을때 어디서  조막만한게 고개를 들어 '모야?' 하는 느낌으로 쳐다보는데 다행이면서 얼마나 웃기던지…
 
분리수면도 생각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그냥 한 침대를 쓰고있고 이젠 같은침대에서 자는건 당연해졌다.
애기때는 내머리위에서 자는걸 좋아했다... 지금도 종종 내 배게 위로 올라와 잔다..그래서 나를 늘 친구처럼 만만하게 생각하는것 같다...... 😆
 
싱글 침대는 가로폭은 작은데 높이가 25센티나 돼서 옮길때 마다 꽤 무거웠다. 이제 침대를 바꾼다면 내가 들기 편해야 하니 낮은걸로 하자.. 강지 한테도 낮은것이 좋다. 근데 얼마나 낮아야하고 어느 넓이가 좋은지.. 
바꾸기로 마음먹은지 6개월이 지나서 겨우 찾은것이 이케아 매트리스 16센티 슈퍼싱글 사이즈다.
 
처음 원했던것은 더블사이즈(135센티) 높이 15센티 정도 하는거였다. 그런데 내가원하는 사이즈의 매트리스가 너무 없었다. 근접한것은 있었으나 1, 2센티 차이로 망설였다.  시간 날때 미친듯이 찾고 또 찾고 비교하고 또 비교했다. 너무 결정하기 힘들었다. 결정장앤가..? 아니,
아쉬움 없이, 그리움 없이 사는 시대에 물건들이 넘쳐나서 그럴수 있다.
 
약(불면증) 을 먹은후 부작용도 겪었지만 가장 많이 걱정 했던것이 기억력이 생생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은 다행히 익숙하지만…근데 또 어떨때 보면 생생하지 않은 기억이 좋을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
약을 먹기전 어릴때는 물론 어려서 그랬겠지만 기억력도 생생하게 좋았고 감도 좋았고 순발력도 빠른편이었다. 
 
약은 나를 어느정도 차분하게 만들어 줬다.
그런데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한 작년부터 한가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만약 강아지가 사고나 어떤 위협을 당한다고 했을때 그행동은 머리로 생각하기전에 바로 반응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나를 보니 옳든 옳지않든 생각을 하고나서 반응하는 편이다. 
예전이라면 위급한 순간에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반응했겠지... 
노화도 있지만 약 때문이구나… 가끔은 좋았던촉과 감이 아쉬울때도 있다. 
 
아무리 몸으로 먼저 반응해보려고 해도 안된다..
하긴 그런 일촉즉발의 상황도 없었다. <아니다…작년에 밖에서 강지 안고가다 돌에걸려 넘어져 강지랑 나랑 땅에 뒹군적이 있었구나... 다행히 강지는 나보다 순발력있게 대처했지만 그땐 민첩이고 뭐고 도로 바로 옆이라 쪽팔려서 정신이 없었다..>
 
아무튼.. 어제 그 바람불고 추운데 오후에 산책을 갔다. 바람이 심해 간단하게 한바퀴 돌고 올생각이었는데
강지가 추웠는지 앉아버려서 안고 있었다.. 
건물이 없는곳에 다다르니 갑자기 태풍급 바람이 붐과 동시에 그바람은 내가 쓴 캡모자를 바로 한방에 훌러덩 날려 버렸다.. 어어 하면서 잡으려했으나 그전에 땅에 떨어졌다... 그순간이었다. 한쪽팔로 안겨있던 강지가 땅으로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때 난 생각하지 않고 바로 떨어지려는 강아지를 생각할 틈 없이 양팔로 잡아 올렸다. 순식간 이었다.. 모자를 잡기위해 뻗은 오른팔과 왼팔이 동시에 움직이며 만들어낸 성과다. 이것은 뇌의 명령이 아녔다. 그리고 이내…
 
흠흠... 뿌듯한 마음이 나의 온 마음을 지배했다. 나 아직 괜찮아!!  우연한 순간에 나의 진짜 순발력을 체크해 볼수 있었던 경험 이었다. 
 
오후에 날이 좋은것 같아 자주가는 근처 공원으로 산책갔는데 간만에 반가운 강지 어머니들이 오셨다..
 
다들 "어제 잘 잤어?" ..."네"  전날 계염령선포를 했다는데  나는 그것을 다음날 오후 세시쯤 알게 된것이다.
"자네는 전쟁나도 모르겠네..." ...    "네, 그럴것 같아요..."
 
또 뒷북을 쳤고 집에와서 티비를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