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다소 더러운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얼마전 나는 이집에 이사와서 처음 찌개를 끓이면서 주방후드와 함께 가스렌지 위쪽옆에 위치한 작은 창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무언가 후드득 하고 떨어졌지면서 내 렌즈위로 떨어졌는지 눈이 아프기 시작했다.. 얼른 하드렌즈를 물로 세척하고 다시꼈는데 그 떨어지는 무언가가 굉장히 신경쓰였다.. 어떤 가루들 이었는데 절대 먼지는 아니었다. 먼지는 날리지 후드득 떨어지지 않는다.
굉장히 신경쓰였지만 나는 애써 외면했다.. 나중에 창문청소를 할때 그때 마주하자. 안그러면 나는 지금 매우 힘들다..
그때는 창문까지 신경쓸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창문은 초봄 되면 신경쓰기로 했다..
입주청소 할때 오랜시간이 걸렸고 나는 고생한 그들에게 조금더 성의를 보였다.. 오래된 만큼이나 나는 하수구 위주로 많이 신경써달라고 했다... 입주전 집은 시간이 없었고 아직 누군가 살고 있어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밝고 온기가 있어 보였다..
입주하고 살다보니 역시 처음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감각을 자극했다.. 먼저 다른건 다 깨끗해 보였는데 주방 싱크대걸이 싱크봉이 녹이 슨것.. 나는 설거지를 마무리 하고 천천히 철수세미로 그것을 닦아보았는데 다행이 닦인다.. 녹이 아니고 찌든때 였던것... ㅠㅠ
**주의**
다음에 욕실겸 화장실.. 얼핏 깨끗했지만 사용할수록 변기 아래쪽에 무언가 묻어잇.... 나는 때를 기다렸다 그것을 손보기로 하고 며칠은 그냥 넘겼다..
그러나 어느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물썪은 냄새? (물비린내의 만배, 톡쏘는 냄새) 같은것이 후각을 자극했다.. 이런 냄새는 살면서 거의 맡아보지 못한 평범한 냄새는 아니지만 나는 이것이 물썪은내임을 직감적으로 알수 있었다.. 대체 어디에서 왜! 이냄새가 나는지 알지 못했고 나는 그것을 일단 또 침착하게 넘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집은 욕실에 샤워부스가 따로 없어 씻을때마다 변기가 직방으로 보였다..
자세히 보니 변기 안쪽이 청소가 안되어 있었다.. 입주청소시 아무래도 보이는곳만 청소해 놓은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빨간 곰팡이는 봤는데 까만 곰팡이가...?
그렇게 며칠을 더 외면했다... 그러던 어느날 눈이 트였는지 안보이던게 보이기 시작했다.. 변기 뒤쪽에 틈이 있었는데 그 틈뒤로 까만 무언가가 보였다... 급하게 샤워기로 뿌려보았지만 나오는건 없었다.. 나는 거의 이성을 잃은것 마냥 변기뒤쪽 틈에다가 락스물을 부었다.. 조금있으니 찌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특유의 물썪은내가 같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 여기였구나...!
나는 앞으로 그틈을 매번 관리할 생각에 아찔함과 동시에 그 냄새의 주범을 찾은것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동시다발로 들었다.
약간의 락스물에 이어 베이킹, 과탄산소다를 푼물, 뜨거운 물을 차례로 계속 부어주었다... 원래 변기뒤에 이런틈이 있었나.. 약 0.7센티 정도 되는 그틈은 마치 변기가 설치된 이후에 단한번도 청소되지 않았던것 같았다.. 그리고 대체 변기 청소를 어떻게 했길레 변기안쪽에 까만 곰팡이가 생길수 있는건지 나는 어이가 없었다...
나 또한 처음부터 이런것은 절대 아니다.. 나이를 먹기 시작하니 점점 눈에 보이는 곳 보다는 안보이는 곳들에 대한 청소가 훨씬 중요해 지기 시작했다.. 왜냐면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묵은때가 되어 마주쳤을땐 그때부터는 진짜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조금씩 조금씩 싱크대, 욕실 하수구등을 청소하며 나아가 창틀과 방충망까지 조금씩 신경쓰기 시작했다..
이집의 창틀은 작은방에 있는 적당하고 아담한 창, 그리고 주방에 나있는 더 작은 창, 나머지 베란다로 연결된 큰창이 있다.. 아주 크지않고 적당한 크기로 적절한곳에 배치되어 있던 그 창들이 마음에 들었다.. 욕실에도 하나 더있었으면 좋겠지만 나는 주방에 창이 있다는것 만으로도 만족했다.. 나는 드디어 의자를 밟고 올라가 주방창을 오픈했다... 맘같아서는 방충망을 뜯어내 시원하게 청소하고 싶었지만 나는 그럴수 없어 생각해낸것이 바로 분무기다. 분무기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방충망 포함 창 여기저기 뿌렸다.. 여기 저기서 까만 물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나는 그것들을 연신 걸레와 물티슈로 닦았다.. 실리콘 주위 곰팡이가 심해 곰팡이 제거제를 주문하고 다음날 다시 닦기 시작했다..
내가 무언가를 하면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강지에게 미안해 이런저런 말을 강지에게 건네곤 한다.. 창은 작은만큼 틈이 작았지만 또 이중창들 이라 또 손댈곳도 많았다.. 그리고 왜 있는지 모를 창문틀에 1미리 정도의 틈이 있었다...(인테리어측면) 틈과 틈사이들은 온통 어떤 가루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나는 치솔을 챙겨와 그것들을 열심히 닦았지만 작은 틈새들에서는 그것이 완벽하게 빠지지 않는것을 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리모델링 과정에서 생긴 결과물들 이었던것 같다..
처음에는 강지가 심심하지 않게 상냥하게 이런말 저런말 하며 떠들어 댔지만 두 창을 왔다갔다하며(불리는 시간) 청소가 조금씩 길어지자 나는 어느샌가 말을 잃기 시작했다… 그만 해야지 하면서도 그만두어지지가 않아 이 사태까지 왔다.. 내가 말을 잃었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 나는 정말 그만둘수 있었다..
몸살각 이라는 판단이 들어서다...
조금 쉬고 있다가 청소한 창문들을 열었는데 그 가루들이 아직 날리는 것과 전혀 청소한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본 나는 씁쓸 했지만...
입주청소가 아니라 특수청소를 해야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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