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강박인것마냥 내 어릴때 이야기를 하는데... 강박 맞는것 같다...
나는 어릴때부터 이상했다.. 그래 그냥 조짐이 보였다 라고 하자.. 그래서 이왕 솔직하게 쓰기로 한거 되도록 어릴때 부터 차츰차츰 쓰기로 한다. 또 써야 다음으로 나아갈수 있을것 같다..
내가 겪었던 일들은 그냥 보통의 일들이다. 그런데 너무 과민반응을 한게 아닌가 싶다..
유치원
가장 창피했던게 유치원서 가끔 장기자랑을 했는데 그때는 엄마들이 아이들 화장도해주고 옷도 컨셉에 맞게 입히고 머리도 하고… 그렇게 부모님을 앞에두고 춤도추고 노래도한다. 그때마다 우리엄마는 한번도 안오셨다. 토요일이고 일요일이고 일 나가셨다.. 관심도 없었.. 그래서 나는 무대에 딱 한번 섰다. 한번은 다른 친구 엄마가 옷을 대충 입혀주고 무대에 올라간적이 있다. 그때찍은 사진이 있는데 다들 화장을 하고 꾸몄는데 나만 바가지머리에 맨얼굴이다. 표정은 어색하고 왠지 사람들이 나만 쳐다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풍도 자주 갔는지 나는 아무도 안오시거나 누군가는 오셔야 해서 할머니가 오셨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오시는게 나는 너무 싫었다.
한번은 내가 난리를 쳤는지 엄마가 소풍에 같이 간적은 있으셨다.
서로 어색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행사가 있는 날에는 차라리 등원이나 등교를 안하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런생각조차도 못했었을 때이다.
유치원에 도시락을 싸간적이 있다.. 근데 다들 알록달록 예쁜 플라스틱 도시락이었는데 나만 벤또?느낌의 철도시락 이었다. 그것마저도 반찬은 김치였다. 창피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아프진 않았다.
어느겨울날...(아마 2월) 유치원 가려고 차를 기다렸다. 그날따라 다들 엄마랑 같이왔다. 그때는 등원을 혼자 하기도 했다. 어떤 엄마가 나는 왜 엄마가 안왔냐고 물어서 왜요? 이러니까 오늘 졸업사진 찍는 날이라 한복같은것을 준비해서 엄마와 같이 가야 한다고 했다.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지만 혼자 유치원에 갔다. 이것저것 분주한데 나만 덩그러니 있다가 누군가가 나에게 한복상의만 입히셔서 겨우 졸업사진을 찍었다. 원래 위 아래로 다 입고 사진 찍었다.
그때 처음 큰 상처를 받았던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
친오빠랑 같은 초등학교에 다녔다.. 나는 1학년 오빠는 6학년..
학교 운동장에 전교생이 나와서 섰는데 오빠가 돌아보니 내가 있었다고 했다..
근데 실제로 우리는 세살터울이다. 하지만 나는 1년늦게 출생신고를 했고 오빠는 생일이 빨라 1년 일찍 학교에 들어갔다.
아무튼 오빠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기억나는 단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초등학교 첫 짝궁에 대한건데 그땐 직사각형 책상하나를 두명이 앉아 썼다.
나와 짝궁은 맨 뒷줄이었는데 그 친구의 눈에 내가 초라했는지 어린 마음에 나를 자주 무시하였다.
아마 그 친구도 보이는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나 싶다..
유치원때는 그렇게 대놓고 무시받은 적이 없어서 나는 가만히 있으면 나를 호구로 생각할 그친구에게 매우 화가나고 서러워 그냥 막 울어버렸다. 선생님이 왜 그러냐고 해서 "저친구가 나를 무시해요.." 이런식으로 얘기 했다. 그이후 친구는 나를 다시는 무시하지 못했다.. 매우 달라진 모습의 그친구를 초5때 같은반으로 다시 보게 되었다.
나는 누군가 나를 무시하는데에는 정말이지 참지 못했다..
또 하나는.... 외할머니 얘기다..
한번은 비가 너무 많이 오던 날이었다... 수업도중 웅성웅성 거려 뒷문을 쳐다봤다.. 왜소하고 깡마른 우리 할머니가 뒷문에 기대어 우산을 가지고 서 계셨다.. 우산은 검은색인데 끝이 뾰족한 철로 된건데 다 녹이슬고 이빨이 나간 우산이다.(옛날우산)
나는 그 우산을 받았는지 안받았는지 생각은 안난다. 그냥 그런 할머니와 우산이 매우 부끄러웠다.
할머니는 나에게 와보라고 했지만 나는 안갔다.. 그리고 끝내 멋쩍은 웃음을 웃으신후엔 그냥 가버리셨다.
할머니는 내가 할머니를 창피해 했다는걸 알았을까.... 비오면 엄마들이 우산을 학교에 갖다 주곤 하던 때였다.
나는 커서 할머니가 학교까지 오셨을 상황을 그려본다.. 눈도 잘 안보이시고 글도 모르시는데 내가 걱정이 되어 할머니는 오래된 우산을 들고 비를 피해 여기저기 물으며 학교까지 찾아 오신거겠지...
아니다.. 오빠 때문에 알수도 있었겠구나..
그뒤 나는 그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할머니의 멋쩍은 웃음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할머니한테 사과 하고 싶었다.
초등학교2학년
2학년 때는 인형을 훔친것 말고는 학교생활 자체는 그냥 무난했었다.
그러다 2학년을 마칠때쯤 인것 같았다.. 학교에서 불우한 학생들에게 학용품등을 나눠주는 행사가 있었나 보다.
그때 나의 담임선생님은 인자하신 할아버지 선생님이셨다.. 그 선생님을 우리들은 좋아하고 잘 따랐다.
근데 그 불우한 학생이 나로 뽑혔다. 어느날 선생님이 내이름을 부르고 나를 나오게 하신후 학용품 보따리를 선물 하셨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인지 했지만 더 큰일은 다음에 있었다..
선생님은 왜 그걸 나한테 주셨는지 거의 50명이 다 되는 아이들 앞에서 말 하셨다..
"땡땡이는 아빠가 없어요...."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어떤 한 친구가 그걸 갖고 꼬투리를 잡았다.. 어릴때니까 그럴수 있다..
내가 부끄러운것도 누군가가 날 놀릴수 있는것도....
난 그친구에게 아쉬운 얘기를 했다..
"3학년 올라가면 어느누구 한테도 얘기 하지말아줘..“ 3학년때 같은반 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나는
내가 아빠가 안계신다는게 소문날까봐 굉장히 두렵고 무서웠었다. 그러나 진실은 반 아이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나는 그 학용품을 받은기쁨은 하나도 없었다.
이후 학교에서 학기마다 가정에 관련된 수업을 할때마다.. 나는 아빠가 안계신게 들킬까봐 무서워 졌고.. 고학년때는 한 학년 들어가기 전부터 무서웠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3학년
무난했다. 학교생활 잘 했고 반 친구들과도 잘 지냈었다.. 좋은 담임선생님도 계셨다..
그런데 한가지 나의 이상함이 드러나던 순간이 있었다. 일기쓰기인데 한번은 주제가 내가 엄마 또는 아빠가 되면..이라는 주제였을거다..
나는 이런내용을 썼다… 아이들과 여행을 많이 하면서 왜 자연이 모든일을 해낼수 있는지 알게 해주고 싶다.. 라고..
선생님이 그 일기를 반 친구들 앞에서 대표로 읽어 주셨다..
잘~ 썼다고.. 나는 뿌듯하다 못해 죽을 지경 이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일기를 잘 쓰고 싶었다. 그래서 내 일기가 또 친구들에게 읽혀지길 바랐고 선생님께 칭찬받고 싶었다. 그때부터 주구장창 쓴다. 그런데
내예상과 다르게 글짓기를 해도 선생님은 내 일기를 안 읽어 주셨다... ㅋㅋㅋ
그때부터 일기에 대한 강박이 생긴다..
한참 예전에 엄마와 같이 살던 집에서 어렸을때 쓴 일기장을 발견했다.. 그때 나는 그림일기장이 아니라 그냥 밑줄그어진 노트를 딱 한권으로 1, 2, 3학년 내내 썼는데 내용은 대충 이랬다..
(학교에 갔다. 끝나고 집에와서 숙제하고 놀았다. 이렇게만 쓰다가 어느날은 엄마가 닭을 삶아 줬는데 참 맛있었다. 끝.. )세줄 많으면 네줄정도의 일기인데 너무 소중하단 생각이 들었다.. 맞춤법이 틀려 더 웃긴..
단순하고 순수했다.. 잘쓰려는것 없이 그냥 쓰는것... 일기가 귀찮아서 겨우 겨우 썼다..
내 보물1호를 잘 챙겼어야 했는데 엄마가 다른 집으로 이사갈때 아마 없어 진것 같았다..
'과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1, 중2, 친구1 <내가 정해놓은 이미지로 보이려는 강박, 조울증> (3) | 2024.12.21 |
---|---|
광기의 초4, 가면의 초5, 다놔버린 초6 (1) | 2024.12.16 |
내 잘못으로 인한 강박의 시작 (초1~ 초2) (3) | 2024.12.12 |
원래 맨첫글: 안녕하세요? (과거 스무살 오후 세시의 우울)/ 존댓말 (4) | 2024.12.10 |
단 한번 흔쾌히 준비물을 허락 하셨던 엄마마마 (근데 이제 오빠의 실수를 곁들인, 유치원 (3) | 2024.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