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처음으로 헬스장엘 가보았다.
요즘 계속 먹기만 하는둥 식이에 문제가 생긴듯하여
독하게 이 흐름을 끊어 버려야 겠다 마음먹었다.
집에서 5분거리에 헬스장이 있는것을 알고 전화해서
가격을 물어보니 약 한달에 5만원 정도 하였다.
두달, 네달등 이개월 간격으로 끊을수 있는데
그렇더라도 할인금액은 크지 않았다.
그냥 가면 되는데 가기전부터 온갖 잡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너무 초라하게 하고 가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 옷은 뭘 입나..?
내가사는 곳은 좀 허름하지만 이 주위는 왠만큼
잘 사는 동네라고 소문이 나 있어 순간 좀 긴장했다.
가지말까..?
지금 아니면 못갈것 같아 강지산책을 하고 후다닥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밖은 이미 어둑어둑.
우리 아파트가 오르막길에 있어서 그런지 엘베를
타려하니 난 이미 4층에 있었다. 헬스장은 6층.
신나는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운동하는 소리에 갑자기
기가 죽었다.
한껏 쭈뼜쭈뼛 들어가니 카운터엔 아무도 없었고
이윽고 나를 본 단골손님이 트레이너를 불렀다.
나는 목소리만큼은 주눅든 티를 내지 않았다..
"오늘 한번 해 보고 결정 할께요...!"
"저 지금은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다 일을 하고
계셔서 곤란한데요.."
나는 pt가 아니라 그냥 일반 헬스를 할것이라고
또박또박 자신있게 말했다.
"그럼 하루 해볼수 있는게 만오천원 이예요...
카드 가능해요.."
약간 내적 갈등을 일으켰지만 여기서 후퇴하면 안될것 같았다.
그렇게 난 만오천원 결제후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운동복은 쉽게 꺼낼수 있게 되었는데 문제는 냄새였다.
그냥 한번 맡아본 냄새에 땀냄새가 베겨 있었다.
나는 이게 빤건지 아님 빨려고 넣어 놓은건지 헛갈려
아까 나를 알아본 다른 운동자님에게 살짝 여쭤봤다..
그 사람은 그게 운동복이 맞다고 했다..
다시 아무렇지 않은척 나름 옷을 고른뒤 어색하게
탈의실로 가 환복하고 나왔다.
나는 사실 사람들이 없으면 주위를 한번 훑어본 다음
천천히 해볼생각이었으나 아마 내가 간 저녁시간은
피크시간 이었나 보다.
눈 돌림 틈없이 사람들이 빽빽했다.
눈을 어디에도 두지 못한채 바로 만만한
러닝머신으로 향했다.
사실 전에 살던 오피스텔에 입주자 무료로
이용할수있는 헬스장에 런닝머신을 한두번 접한적이 있었기에..
그리고 자신있다는듯 런닝머신을 조작하고 걷기 시작했다..
티비시청이 가능했는데 하필 야구방송이 나오길래
리모컨 조작으로 다른 채널을 틀려고 했으나
젠장 먹통이었다.
나는 야구를 싫어 하므로 한 15분간 러닝머신을
하고 다른것이 뭐가 있는지 찾아볼생각이었다.
러닝머신이 멈추고 정수기에서 물을 마신뒤
쭈뼛주뼛 여기 흘끔 저기 흘끔 거렸다.
그냥 봐서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안되겠다싶어 에라 모르겠다 하며 여기저기 걸어다녔다.
천국의 계단을 영접 했다.

이사오기전 잘가던 공원에서 어떤 강지 어머니가
천국의계단을 말하신적이 있었는데 드디어
실물영접 한 것이다.
나는 천국의 계단이 이렇게 엄청난 비주얼을
자랑하는지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동네 뒷산에도 천국의 계단 엄청많은데...' 쩝
… 해 보고 싶었으나 어떻게 해야 알지를 몰라
그냥 만져보고 한계단 올라가보기만 했다.
용기내서 해볼까? 하다가 그냥 망신스러울것 같아
포기 하고 돌아서려는데 어떤 운동자님이
나를 안타깝게 쳐다보고 계셨다.
흠... 순간 뻘쭘하던차에 자전거가 보였다.
그래! 자전거는 할수 있지..
겨우 페달에 발이 닿아서 하다가 재미없어서
그냥 내려왔다..
다시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고 잠시 서 있다가 다시
만만한 러닝머신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렇게 45분을 하고나니 더워서 숨이
턱턱 막히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다.
좀 더 할까 하다가 그냥 이것으로 만족하고 대충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향했다.
저녁에 말없이 나간 나를 강지가 미친듯이 반겨줬다..
'어두울때 나가서 미안해..'
집이 최고다.
만약 다닌다면 낮에 가겠지만 아직까지는
회원권을 끊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래도 이렇게 경험할수 있게 되어서 궁금증 하나는
풀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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