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붙이 모인날.
어제 피붙이들(엄마, 오빠)과의 상봉이 있었다.
우리의 상봉은 일년에 명절을 포함 약 네번정도 있는데
두번의 명절을 제외하곤 나머진 나에겐 '급 만남' 이다.
왜냐하면 그 만남은 이렇게 성사된다..
첫째. 오빠가 엄마에게 어느날 가겠다고 통보.
둘째. 엄마는 나에게 오빠가 오는날 집에 오라고 통보.
나의 반응은 처음 몇년간은 그 말에 순응하였다..
일년에 몇번 안오는 날이고 나도 쉬는날이니 가는것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날 내게 약속이 생겨서 그날 꼭 가지못할 일이 생겼다..
내가 그날 엄마에게 가지 못하겠다고 하자 엄마는 화를 냈다...
그러고 보니 셋이 만나더라도 꼭 모든 결정권은
엄마에게 있었다...
단 한번도 우리의 의견을 묻지 않으셨다..
먹는 음식과 가는곳..
유일하게 우리중에 차가 있던 오빠는 그곳이 얼마나
멀든지 간에 엄마가 가고 싶다고 하면 무조건 순응
하였고
'일게 아무것도 없는 나' 는 무조건 따라 가야 하는
식이었다.
엄마는 음식값을 냈고 오빠는 차량을 지원하니
나는 따라만 오면 된다는 식이었다..
엄마의 무조건 오라는 말에 반발이 생긴 나는 얼마간은 가기 싫다고 했다..
오빠야 엄마를 뵈러 온다지만, 나는 굳이 구색 맞추러 가고 싶지 않았다.
엄마는 둘이 놀거 이왕이면 셋이 낫다라는 식으로
나를 불러들였다..
나는 내 쉬는날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엄마와 나는 오빠만 온다면 다퉜다.
또 엄마는 밖에서 밥을 먹어도 짜증, 물건을 사도 짜증을 냈다.
돈주고 먹는 밥이 비싸기만 하고 맛은 없었고 물건도 영 좋은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엄마를 보며 오빠도 지쳐갔다.
'하지만 오빠는 과거 너무 불효했기 때문일까..?'🤣
모든것을 다 받아주고 있었다..
항상 반발하는 나만 나쁜냔 이 되었다..
난 엄마에게 둘이 약속잡은 다음 나에게 통보하듯 오라는 거냐고 따지기도 했다..
엄마는 좋은거 먹고 좋은데 놀러가는데 내가 오기
싫다고 하는게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상황에 반발만 하던내가
엄마의 어깨수술 이후론 오빠가 온다고 하면 그냥
두말 안하고 간다..
집에서 밥을 먹기라도 하면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한 일년 몇번은 짜증이 났다..
오빠는 먼길을 엄마뵈러 왔으니 집에와서 아무것도 안하지, 엄마는 어깨때문에 아무것도 못하지....
엄마의 지휘아래 먹거리를 차리고 치우고의 반복은
나의 몫이 되었다...
그나마 두어번 정도지만..
그래도 엄마가 아프시니 참았다.
그런 엄마는 내가 또 엄마의 마음에 맞게 살림을 못한다고 나에게 짜증을 냈다.
나는 정말이지 이 지옥과도 같은 가족만남이 정말 싫다.
…..
작년 추석 길이 밀릴것을 염려해 새벽부터 차를
타고 온 오빠에게 엄마는 집에서 조금 먼 곳에 있는
지역에 가자고 하였다..
오빠는 물론 '오케이' 지만 나는 오빠가 피곤한게 보였고,
나도 피곤했고 강지도 있으므로 먼곳이 아니라 가까운
공원에서 커피 한잔씩 하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엄마는 다짜고짜 거기 뭘 볼게 있느냐며 화를 냈다..

결국 먼곳까지 가는 도중 오빠는 잠깐 졸음운전을
하였고 차는 가드레일을 스쳐 지나갔다..
다행히 차만 조금 훼손, 큰 사고는 아녔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는 한다만 우리의 상황이나 마음도 좀 헤아려 주길 바랬다..
예전 엄마는 오빠가 온다는 말이면 며칠전부터 음식장만에 눈 코 뜰새 없었다.
육해공을 혼자 무리해서 장만하느라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너무 과할 정도로 상차림이 심해 나는 조금씩 장만할것을 항상 말했다.
하지만 어깨수술하신지 근 2년간은
거의 집에서 아무것도 할수 없으셨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번에 오빠가 또 오니 나는 엄마가 성치않은 몸으로
무얼 준비할까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시켜먹거나 내가 간단히 반찬을 가져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엄마가 뭘 해 놓으시긴 했다..
김치한폭과 오이소박이 아주 조금...
그리고 황새기? 찌개.. 그게 다였다..
처음으로 엄마의 소박한 상차림을 보았다...
헌데 그 상차림을 보니 왠지 마음이 아팠다..
소박하지만 난 지금까지 먹은 엄마의 반찬중에 제일
맛있다며 밥한공기를 맛있게 먹었다..
그러고선 엄마는 우리에게 어깨가 아파 이것밖에
준비 못했다며 미안해 하셨다..
하지만 김치 한폭과 오이소박이 네게에 엄마의
피와 땀이 서려있는것을 나는 느꼈다..
이상하게 어제 처음으로 엄마의 과한 상차림이,
건강하신 그때가 그립기도 했다..
…..
'하지만 저녁은 엄마가 장어를 먹으로 가자고 또 졸랐다..'
나는 강지가 있어 못간다고 '세번' !!!! 이나 말 햇…

결국 우리는 수산물 시장에서 회를 떠와 집에서 맛나게 먹고 매운탕까지 먹었다…. 쩝..
매번 반복되는 상황들에 짜증도 나지만 지나가면
알것이다..
이때가 가장좋았다는 것을...?
(비판으로 시작했다 급 깨달음으로.. )
